생활에 찌든 가족, 수락산을 오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어느새 웃음이 줄어든 우리 가족. 50대 부부와 20대 남매는 회사와 학업, 사회생활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집에서 누워만 있던 우리는 어느 날, 소파에 누운 채 말없이 드라마를 보다 무심코 말했습니다. “우리, 이번 주말엔 산이라도 한 번 가볼까?”
그렇게 선택한 곳은 서울 근교의 명산 ‘수락산’. 그래도 다들 체력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며 저질체력 가족의 첫 등산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수락산 난이도별 3단계 코스
수락산은 해발 638m로 높지는 않지만 암릉과 기암이 많은 만큼 코스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있습니다.다. 수 많은 등산 코스가 있지만 여기저기 알아본 대표적인 세 가지가 있습니다.
- 초급자용 - 수락산역 코스
- 출발: 7호선 수락산역 3번 출구
- 경로: 석림사 → 기차바위 → 수락산 정상
- 특징: 가장 대중적이며 비교적 짧은 거리. 중간에 쉼터가 많고, 계단이 잘 정비돼 있어 초보자에게 적합.
- 중급자용 - 장암역 코스
- 출발: 7호선 장암역
- 경로: 수락폭포 → 깔딱고개 → 능선길 → 정상
- 특징: 폭포와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로 여름철 인기가 높다. 깔딱고개에서 숨이 턱까지 차는 구간이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 상급자용 - 도정봉 암릉 코스
- 출발: 의정부시 방향 또는 수락지구 공원
- 경로: 도정봉 암릉구간 → 바위능선 → 정상
- 특징: 급경사와 암릉을 따라 오르는 스릴 넘치는 코스. 체력과 장비가 필요한 고난이도 경로.
우리 가족은 부담을 덜기 위해 초급자용 수락산역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출발은 산책하듯 가벼웠지만, 기차바위를 지나면서 하나둘 입을 닫았습니다.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빠졌습니다. 엄마는 “나 왜 이러니…” 하고 주저앉고, 덩치만 큰 돈생은 “운동 좀 할 걸…”을 되뇌었습니다. 그렇게 저질체력을 실감하며 가다쉬고 가다쉬고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정상 가까이 다다를수록 서로를 격려하는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가보자”, “저기까지만 가자”. "조금만 더가면돼요". "다 왔어요". 등상객들의 거짓에 속으며 그렇게 우리는 결국 수락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땀 흘린 하루, 웃음 되찾은 가족
힘겹게 오른 수락산. 올라갈 땐 헉헉, 내려올 땐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그런데도 내려오는 길엔 모두 표정이 밝아져 습니다. 단지 산을 올랐을 뿐인데, 묘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도, 벤치에 앉아 나눠먹던 귤 한 조각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다들 지쳐 누워있으면서도 한마디씩 건넸습니다. “우리 앞으로 자주 걷자.” “일주일에 한 번은 산책이라도 하자.”
그날의 수락산은 우리 가족이 다시 함께 걷기로, 건강을 챙기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다.